영성향기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네

코람데오 요세비 2006. 7. 1. 13:23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네.

두 천사가 여행을 하다가 어느 부잣집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 집 사람들은 거만하여 저택에 있는 객실 대신 차가운 지하실의 비좁은 공간을 내 주었다.

딱딱한 마룻바닥에 누워 잠자리에 들 무렵 늙은 천사가 벽의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고는

그 구멍을 메워주었다.

젊은 천사가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네,”

그 다음날 밤 두 천사는 아주 가난한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농부인 그 집의

남편과 부인은 그 들을 아주 따듯하게 맞아 주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음식을 나누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침대를 내주어

편히 잠 잘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다음날 날이 밝았다. 그런데 농부 내외가 눈물을 짓고 있는 게 아닌가?

그들이 우유를 짜서 생계를 유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소득원인 하나밖에 없는

암소가 들판에 죽어 있었던 것이다.

젊은 천사는 화가 나서 늙은 천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게

내 버려 둘 수 있느냐고 따졌다.

부잣집 사람들은 모든 것을 가졌는데도 도와주었으면서도 궁핍한 살림에도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나누려 했던 이들의 귀중한 암소를 어떻게

죽게 놔 둘 수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늙은 천사가 대답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 라네,

우리가 그 저택 지하실에서 잘 때 나는 벽 속에 금덩이가 있는 것을 발견 했지.

그 집주인은 탐욕으로 가득 차 있어서 자신의 부를 나누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벽에 난 구멍을 봉해서 그가 금을 찾지 못하게 한 것이고,

우리가 농부의 침대에서 잘 때는 죽음의 천사가 그의 아내를 데려 가려고 왔었네,

그래서 암소를 데려 가라고 했지” 라고 말 했다.


우리는 누구나 눈에 보이는 데로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것도 많습니다.

우리의 지성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지금의 일들, 그 뒤에 숨겨진 깊은 뜻을 몰라

애태울 때도 괴로워 할 때도 많습니다.

"하느님을 무얼 하시고 저런 사람을 가만 두시는지 몰라.” 라고 말하며

침묵의 하느님을 원망 합니다.

우리의 상식과 지성 너머로 존재 하시는 그 분의 섭리를 인정하고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믿음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이 세상살이에, 아니 우리의 삶에

섭리하시는 하느님을 소박하게 믿음으로써 좀더 여유를 가지고 생활 할 수 있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