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향기

성모영보(주님 탄생 예고)

코람데오 요세비 2009. 10. 7. 23:29

주님 탄생 예고 ((Annuntiation )

2007년 로마에 (스페인 광장) 갔을 때 잡싸게 성물가게에 가서 사온 성모영보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작가를 복자로 선포한후 그를 복자 안젤리코 Beato Angelico 가 되었다.

작가는 피렌체 근처 피에솔레 도미니코수도원에서 수도생활을 하다가 새로운 공동체가 피렌체에 창설 되면서 옮겨와 활동을 했다.

이 작품의 주제는 루카복음 1장 28절 "기뻐하소서,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이여,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

또 다시천사는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두려워 마시오. 마리아! 당신은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을 받으셨습니다.

두고 보시오. 당신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이름을 예수라 하시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루카 1,30-32)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는 재미있게도 대화장면이 글씨로 표현이 되는데 가브리엘천사의 부름(성령이 너에게 내려 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이 힘이 가싸 주실것이다)으로 마리아의 응답을 위아래에서 감싸고 있다. 이때 금글씨로 된 마리아의 응답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씌어있고 위아래가 거꾸로 뒤집혀 있어 읽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것은 '피아트 미히 세쿤둠(Fiat mihi secundum,...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는 라틴어 세 마디가 기둥에 가려져 궁극적으로 마리아의 응답을 더욱 불완전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미술사가, 다니엘 아라스는 <디테일>에서 프라 안젤리코의 의도를 밝히고 있는데 바로 '피아트'를 읽지 못하게 함으로써 신비가 변형된 형태로 형상화하는, 기둥으로 형상화하여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육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전통적으로 기둥은 그리스도의 형상, 신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프라 안젤리코는 '성스러운 잉태'(fiat mhi, 나에게 이루어지소서)의 '방식'(secundum, ..대로)을 가리키는 말을 기둥 뒤쪽에 배치함으로써 성 베르나르가 가브리엘 천사장의 세 번째 은총의 말에 달았던 주석을 글자 그대로 도해하고, 이 은총의 말을 완전히 해독 가능한 방식으로 그린다. ... 즉 신의 형상인 이 '그리스도의 기둥'은 이 사건속에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존재한다. 기둥은 이윽고 육화를 실현시킬 말씀을 대체하면서 숨겨져 있지만 곧 다가올 것, 구세주 신의 육화, 즉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킨다.

성인의 반열로 존경받는 프라 안젤리코의 해석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신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좁고 작은 공간이 가지는 재현의 공간으로서의 교회공간을 넘어 신부님이 전하는 복음말씀을 또 다른 육화(incarnation)의 깊이로 안내하는 중요한 전례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실제로 많은 수태고지에서 기둥은 천사의 말처럼 마리아 옆에 함께한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 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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