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향기

기도하는 이의 자세

코람데오 요세비 2007. 2. 17. 14:57

우리가 참된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는 하느님 앞에 서 있다는 마음을 갖고 그 분을 전폭적으로 신뢰해야 한다.그리고 앞서도 강조하였듯이 자기의 뜻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것과 같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본적인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기도란 단순히 기도문을 외움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단지 기도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우리의 생활 자체가 기도문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하느님께 바쳐져야 비로소 우리는 참된 기도, 온전한 기도를 바치게 되는 것이다.

내적인 자세 (마음 가짐)

기도 바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다음의 네 가지 마음 자세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는 자신이 하느님 앞에 마주하고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기도 바치는 사람은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 앞에 마주해 있다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그에 합당한 태도와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즉, 기도 바치는 사람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구세사(구원의 역사)를 통하여 드러내 보인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신앙을 고백해야 한다.

셋째는 하느님께 대한 전폭적인 신뢰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신뢰의 첫째는 하느님께서 존재하시고 살아 계시다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나보다 지혜로우시므로 내게 필요한 것을 더 잘 알고 계시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다.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거나 반신반의하면서 조건부로 기도한다면 그것은 살아 계신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 속의 가상인물을 놓고 흥정하는 것과 같다.

넷째는 자기의 뜻이 성취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본적인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참되고 완전한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완전히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외적인 자세 (태도)

기도의 외적인 자세는 정해진 것이 아니지만, 기도를 돕기 위해서 외적 자세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기도의 자세는 무릎을 꿇고 하는 것을 비롯해서 서서 하는 자세, 걸어다니며 하는 자세, 편히 앉아서 하는 자세, 그리고 때로는 누워서 하는 자세도 있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략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무릎을 꿇고 하는 기도
무릎을 꿇고 하는 기도는 보통 속죄나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한다. 그러므로 간절한 청원기도를 할 때는 이 자세가 좋겠다.


서서 하는 기도
서서 하는 기도는 대중이 함께 하는 교회의 공적인 기도나 잠시 묵상하는 경우에 사용되며 무릎을 꿇기가 어려운 경우에도 사용된다.


걸어다니며 하는 기도
걸어다니면서 기도하는 모습은 순례자들이나 수도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데, 걸어다니는 중에도 기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출퇴근길이나 산책을 할 때, 또는 외출을 할 때 묵주기도나 화살기도를 하면서 걷는 것은 아주 좋은 기도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앉아서 하는 기도
요즘은 편한 자세로 앉아서 하는 기도에 대해 많이 연구되어 있고 권장하고 있다. 그것은 불편한 자세 때문에 기도에 분심이 들기보다는 편히 앉아서 잡념 없이 기도에 몰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불가에서 하는 가부좌 자세나 양반다리 자세, 또는 의자나 방석을 깔고 편히 앉아서 하는 기도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누워서 하는 기도
몸이 불편하거나 피곤한 상태에서는 누워서 기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워있는 자세로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환자의 경우 앉아 있기가 힘이 들어서 기도를 못하는 것보다는 편히 누워서 여유있게 기도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또한 잠자리에 들어서 마지막으로 하느님을 만나는 마음으로 기도를 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무서운 꿈에 시달리는 자녀들에게 기도를 하면서 잠을 청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상으로도 매우 좋다.


또한 기도의 올바른 자세는 어떤 기회에 한꺼번에 기도하는 것보다는 매일 꾸준히 기도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기도를 바친다는 것이 때로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타의(他意)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하루에 몇 번이고 가능한 자주 하느님께 기도 바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기도하기 좋은 시간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와 저녁에 자리에 눕기 직전이다.
또 유혹을 당할 때나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식사 전후에도 기도하기 좋은 순간들이다.
온 가족이 일터나 학교로 가기 전에, 또는 특별히 저녁에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하는 것은 아름답고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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