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가 김치가 되기까지 다섯 번 죽는다고 한다. 제일 먼저 땅에서 뿌리채 뽑히는 죽음을, 두 번째로 칼로 네 동강나는 죽음을, 세 번째로 소금에 절이는 죽음을, 네 번째로 양념에 비벼지는 죽음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의 입속에서 씹히는 죽음을…. 교구사에서 교구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어쩌면 일제 강점기가 아닐까 싶다. 교구사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교구장 와키다 주교님에 대한 기억이 교구민에게는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언급되지 않은 와키다 주교님의 생을 생각해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한 사제로서, 그리고 교구장으로서, 교구민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적대국 출신으로서 얼마나 고독한 삶을 살으셨을까? 많지 않은 협조자 속에서 복음화의 과정이 얼마나 고달팠을까?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