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향기

강우일 주교 -정신철 인천교구 보좌주교 서품식 축사

코람데오 요세비 2011. 3. 6. 19:58

<정신철 인천교구 보좌주교 서품식 축사>-강우일 주교

… 강우일 주교는 ‘과연 천국에 누가 가느냐?’로 축사를 시작했다. “어떤 교우가 명이 다해서 천국에 가게 되었다. 천국 문을 지키고 있던 베드로 성인이 ‘너는 누구냐?’라고 묻자, 그 교우는 ‘아무개입니다.’라고 하자 다른 질문 없이 ‘통과’하며 바로 천국으로 들여보냈다. 그 교우는 천당 입성 절차가 너무 간단해서 참으로 싱겁다고 생각했다. 한 주 후에 수녀님이 천당에 오자 꽃다발이 수여되었다. 한 달 후에는 오케스트라가 천당 문에서 연주되고 주교님 한 분이 들어왔다. 그래서 그 교우는 베드로 성인에게 따졌다. ‘제가 들어올 때는 통과 한 마디로 끝내시더니 수녀님이 오시니까 꽃다발을 주고, 주교님이 오시니까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되니, 여기서도 사람 차별하십니까?’하고 따졌다. 베드로 성인은 ‘모르면 가만있게’라며, ‘이 주교는 백 년 만에 한 명 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군대에서 장군이 되면 80여 가지가 달라지고, 교회에서 사제가 되면 수십 가지가 달라지고, 주교도 마찬가지라며 "주교가 되면 ‘빨간 수단’을 입고, ‘빨간 모자’를 쓰고 모자로 부족하여 그 위에 ‘꼬리 달린 주교관’을 얹고,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그 위에 ‘장갑’을 끼고, 손이 심심하다고 ‘지팡이’를 준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신자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손뼉을 쳤고 사제와 주교들도 긍정하는 눈치였다. 사제일 때는 ‘손수 운전’을 하는데, 주교가 되면 ‘운전기사를 두어야’ 하고 ‘비서실이 생기고 비서가 붙는다.’라고 했다. 본당 재정을 관리하다가 교구 재정을 취급하다 보면 ‘통이 커지고 간덩이가 붓는다.’라고 말했다. 어느 자리에 가거나 ‘상석’에 앉고 그러다 보니 ‘상석에서 밀리면 기분이 나빠진다.’라고 했다.


강우일 주교는 얼마 전에 ‘이냐시오 영성 수련’이라는 주제로 제주교구 사제피정을 했었다며, 이냐시오 성인의 영적 식별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들판에 두 진영의 군대가 있다. 한쪽 진영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군대가, 맞은 편 진영에는 마귀 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예수 군대 깃발에는 '가난, 업신여김 당함, 겸손'이, 마귀 깃발에는 '부, 명예, 교만'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자신도 처음에는 내내 그리스도 진영에서 싸웠다고 생각했는데, 혼전을 거듭하다 보면 한참 후에 마귀 진영에 속해 싸우는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고 했다. 강 주교는 "그러니 주교가 되면, 수시로 자기가 있는 진영의 깃발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축사를 마치면서 정신철 보좌주교를 주님께서 교회의 초석으로 삼아주심을 축하한다며, "20년 주교생활을 한 사람이 덕담한 것"이라며 "백 년마다 주교가 천당에 들어가는 일은 없도록 하자"고 말해, 한때 좌중에 앉은 주교들과 사제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 최금자 기자 / 김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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