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향기

빠스카 예식

코람데오 요세비 2014. 9. 25. 16:47

파스카 기원

파스카(Pascha, 과월절 또는 유월절)라는 말은 예수 시대에 유다인들의 일상어였던 아라메아어의 그리이스어식 표기인데 '거르고 넘어간다'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유래되었다. 이것은 이스라엘을 결코 놓아주려 하지 않는 완고한 파라오에게 내리는 열번째 재앙으로, 야훼께서 에집트의 맏아들의 생명을 거두어 가실 때 흠없는 어린양의 피로 이스라엘 맏아들의 생명을 대신하여 그들의 집을 거르고 지나가셨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더 확대되어 이스라엘이 극적으로 갈대바다를 건너 에집트를 탈출한 사건 전체를 가리키게 되었다.


출애 12,1-14에는 파스카 축제의 유래가 밝혀져 있다. 그것은 야훼가 에집트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지시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내용인즉 가족 단위로 흠 없는 새끼양을 준비했다가 14일, 해질 무렵에 이스라엘 온 회중이 모여 도살한 뒤 그 피를 받아서 그것을 먹을 집의 문설주와 문 상인방에 바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가족이 모여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과 함께 그 고기를 먹으라고 명한다.


출애굽 사건 이전에도 유다인들은 그 기간에 축제를 지냈었다. 누룩 안든 빵을 먹고 양을 도살하여 제사 지내는 전통적인 '봄의 축제'였는데 양의 도살이 예식의 중심이었다. 모세가 문설주에 바르라고 지시한 양의 피는 바로 그 축제 때 도살되는 양의 피를 의미했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출애굽'이라는 충격적 사건을 체험한 후 기존의 그 축제에 야훼께서 이스라엘의 생명을 구하시고 그들을 에집트의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킨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받아 들인 것이다. 파스카는 시대를 초월해서 유다이즘에, 그리고 그리스도 교회에까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첫째, 파스카는 하느님께서 인간 역사에 개입하고 계심을 알려 준다. 성서가 전하는 하느님은 인간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분이시다. 이는 이스라엘 신앙의 핵심이기도 하다. 세계 역사의 원동력으로서의 하느님의 모습이 분명히 드러난 사건이 바로 출애굽 사건이다. 그래서 하느님을 '너희를 에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하느님이다'라고 소개하며 하느님이 인간의 역사에 직접 개입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파스카는 모든 종류의 자유를 상징하며, 하느님이 얼마나 인간의 자유를 원하시는가를 알려 준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자유를 향해 발을 내딛을 것을 촉구한다. 에리히 프롬(E. Fromm)은 사랑이 인간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것을 통해서만이 인간이 분리감을 극복하고 자기중심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랍비들은 인간이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 분을 따르는 속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고 했다. 


예수의 파스카

파스카는 예수 그리스도가 맺은 새 계약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축제이다. 예수는 돌아 가시기 전 파스카를 지내기 위해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입성했다. 복음서마다 기록하고 있는 최후의 만찬은 바로 파스카 식사였으며, 그 만찬을 통해 부여한 새 계약의 의미로 인하여 그 식사는 미사성제의 원형이 되었다. 그리고 파스카 제물로 바쳐지는 흠없는 어린 양처럼 예수는 십자가에 처형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도 가톨릭 교회에서는 죽음을 통해 생명으로 가는 파스카의 신비를 성찬식 때마다 기억하고 재현하는 것이다. 


파스카 신비는 좁게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을 말하나 넓게는 그리스도의 강생으로부터 그분의 재림까지를 포함하는 모든 신비를 말하며, 파스카 신비의 목적은 인간에게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새 생명을 주시기 위함이다. 파스카 신비는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구속 계획의 중심이다. 그리스도가 중심이며 정점을 이루는 이 계획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로써 완성된 것이며, 인간의 역사에서 점차로 밝혀지고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될"(에페 1,10)때에 완성된다. 


파스카 회식의 절차 (하가다 예식)


준비물 : 가톨릭성가, 성서, 초, 손씻을 물과 수건, 음식(포도주 또는 포도주스, 굽거나 튀긴 닭다리, 덩어리 빵, 양상추 또는 치커리)과 식기(포도주 잔, 접시 등)


<전 식> 

파스카 만찬은 시작 찬양 기도로 시작한다. 가장(또는 가장 연장자)은 먼저 첫 번째 잔을 채우고, 각자의 잔에 포도주를 따른다. 가장은 잔을 든 채 포도주와 관련된 "찬양" 기도를 드린다. 이 축제의 포도주는 기쁨의 상징이다. 그리고 모두 첫 번째 잔을 마신다. 이어서 돌아가며 손을 씻은 다음, 쓴 나물(양상추)을 먹는다. 



두 번째 잔을 채운 다음, 파스카 음식이 상징하는 것을 설명한다. 어린양은 이집트에서 해방된 밤을, 누룩 안든 빵은 급히 출발함을, 쓴 나물은 에집트에서 고생했던 과거의 괴로움과 쓰라림을 기억케하며, 나아가 현재의 쓰라림과 달콤함을 구별하고 미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상징한다. 이 설명이 파스카 축제의 고유한 기념 예식인 하가다, 파스카 교리교육으로 발전된다. 이 교리교육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하느님께서 행하신 구원 업적을 찬양하고 그 기사를 읽는 것이다. 


독서: 출애 12, 1-14 

시편: 112와 113,1-8 (가톨릭성가 437)을 노래하면서 이 시편에 그려진 하느님의 구원 업적에 대해 찬양을 드리면서 출애굽의 역사를 계속하게 된다. 하느님의 돌봄과 보호에서 오는 기쁨 속에서 두 번째 잔을 마신다. 


빵의 예식 : 가장은 빵을 손에 들고 "찬양"기도를 한다음 빵을 쪼개어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누룩 안든 빵을 먹는 다는 것은 기념 예식의 본질을 완성한다. 



<본 식> 

누룩 안든 빵과 쓴 나물과 마련된 고기(하느님의 어린양을 의미)를 먹는다. 


<후 식>

세번째 축복의 잔을 채운다. 가장은 "찬양"기도를 바치고 '찬양의 잔'이라고 부르는 이 잔 을 모두 마신다. 마지막으로 (시편 135)를 노래한다.


'영성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판공성사표  (0) 2014.12.05
에페소 6장 하느님 무기  (0) 2014.11.28
요한 23세의 기도문 "오늘"  (0) 2012.12.10
믿음의 문(전문)  (0) 2012.12.05
신앙의 해 공식 신경(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0) 201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