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향기

전례주년과 전례력

코람데오 요세비 2007. 8. 6. 12:35

전례주년과 전례력

1) 전례주년이란?

전례주년은 1년을 주기로 하여 구세사의 순서에 따라 약속된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부활까지의 역사적인 일생을 거쳐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를 한 몸으로 만드시고 교회 안에 친히 살아계시면서 활동하심을 드러낸다. 교회가 1년을 한 주기로 하여 그리스도의 신비를 기념한다는 것도 그리스도의 신비를 재현한다는 뜻이다. 이천년 전의 그리스도의 신비를 오늘의 현실로 거행할 수 있는 이유는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공동체 안에 현존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애 각 부분을 전례로써 재현하고 전례를 통해서 약한 이들과 없는 이들 안에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를 만나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은총을 얻는다.

2) 전례주년의 목적과 구성

전례주년의 목적은 구세사를 새롭게 기념하며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고 우리 모두가 구원의 은총을 입어 성화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있다. 전례 가운데서도 미사성제는 가장 중요한 예배 행위이고 전례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전례주년의 변화는 미사마다 각각 다른 성서 독서와 노래와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시작되고 그의 부활로써 완성되기 때문에 전례주년도 성탄과 부활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성탄은 부활을 향해 가고 있으므로 부활이 교회 전례의 중심이요 정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탄과 부활, 이 두 축제시기 전에 각각 준비기간이 있다. 즉 4주간의 대림시기와 40일간의 사순시기이다. 이 준비기간에 교회는 전례를 통하여 또한 삶의 실천을 통하여 겸손, 극기, 자선, 기도와 재를 강조한다.

성탄과 부활은 각각 다른 축제들을 동반하는 동시에 그 축제들의 중심이 된다. 연중주일은 계속되는 부활경축일이다. 일요일이 시작될 때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빛과 생명과 기쁨이 되었고 죽음과 암흑을 없애고 새 생명을 가져다 주었으므로, 일요일은 주님의 날이라 부르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한다. 그러므로 주일을 거룩하게 경축하는 것은 단체생활의 기초가 된다. 또 하느님의 구원역사 안에서 전생애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에 참여하신 천주의 모친 성마리아를 비롯하여 성인 성녀들 순교자들과 증거자들의 축일도 전례주년 안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3) 전례력

시간 안에 살면서 일을 계획하고, 활동하는 데 일력이, 월력이 옛부터 필요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의 구원의 경륜을 살아가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도 일년을 통해 그리스도의 모든 신비를 전개하는 전례력 또는 교회력이 필요하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성화시키기 위해 이 전례력에 제시된 매일의 말씀을 살도록 초대받고 있다. 전례주년이 부활과 성탄을 축으로 하여 구성되므로 전례력도 역시 부활절을 중심으로 결정 된다. 부활절은 춘분(3월20일)이 지나고 만월(음력15일)이 지나고 오는 첫 주일로 계산하며, 부활부터 성령강림까지 50일을 마치 하루의 축일 축제처럼 지낸다. 부활절을 거슬러올라가 속죄 참회로 생활의 혁신을 촉구하며 하느님과 만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는 시기인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축일 전 6주간 중에서 주님의 축일인 주일을 뺀 40일간이다.

(6주간x7일-6일(주일)+4일(재의 수요일까지 역산)=40일)





4) 전례 주년표

■성탄 대림시기 : 대림 첫 주일부터(3~4주간) (제의색) 보라색

속죄의 신비 성탄시기 : 성탄 전야제부터 (3주간) 백 색

공현 후 : 주의 공현 주일 다음날부터 (1주간) 백 색

■부활연중시기 : 주의 세례 축일부터(5~8주간) 녹 색

속죄의 신비 사순시기 : 재의 수요일부터 46일간(5~6주간) 보라색

수난시기 : 성주간(성3일 포함)(1주간)보라색

부활시기 : 부활 성야제부터 50일간(7주간) 백 홍

연중시기 :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부터(27~28주간) 녹 색

대림시기

대림절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전 4주간을 말하며, 이 시기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로서 2가지의 뜻이 있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오신 성탄 축제를 기념하고, 둘째로, 세말(世末)에 재림하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희망의 시기이다. 성탄절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으로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시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신 것을 기념하는 시기이다.

성탄시기

성탄절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으로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시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신 것을 기념하는 시기이다.

사순시기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하기 위한 40일간을 말하며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 전 토요일까지이다 이 시기 동안 교회는 각 신자로 하여금 예수 그리그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각자가 지은 죄를 통회하며 보속하는 내적인 회개와 신앙을 쇄신하도록 권고한다.

재의 수요일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로 옛 사람들은 동식물을 태우거나 또는 화장한 다음에 남은 재가 깊은 죽음과 슬픔, 속죄 등을 나타내는 종교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구약에서도 재와 먼지는 죽음, 재앙, 슬픔, 불행, 속죄 등을 상징하고 있다. 사실 불에 탄 암소의 재는 죄를 씻는 정화의 상징이었다(민수 10,9).초대교회는 유대 및 고대의 이러한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왔다. 재의 수요일에 사제는 신자들 머리 위에 재를 뿌리면서 회개를 강조하며 인생의 무상함을 상기시킨다. 한낱 먼지로 사라져갈 우리들임을 깊이 깨닫게 하고 보다 올바른 삶을 살도록 재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례의식은 1091년 이탈리아 베네벤또(Benevento)지역 회의에서 결정되었으며 이보다 한 세기 앞서 영국 등지에 널리 번져 있었다.

*성주간은 성지주일부터 부활 전까지의 한 주간을 말한다.

주의 수난 성지주일

주의 수난 성지 주일은 부활절 바로 전 주일(매년 부활주일은 바뀜)로 주께서 수난 전에 예루살렘에 입성한 것을 기념하며 이날 부터 성주간이 시작된다.

성지 주일의 전례는 1,2부로 나뉘며 제1부에서는 주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여 성당 밖에서 성지 축성과 분배, 성지 행렬의 복음낭독(루가 19,28-40) 후 십자가를 앞세우고 사제와 신자들은 축성된 성지를 들고 행렬을 하며 성당으로 들어간다. 제2부는 본 미사로서 본기도부터 수난 복음을 들으며 주님의 길, 십자가의 길을 함께 묵상한다.

성당 밖에서 행렬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성당 안에서 미사 전에 성대한 혹은 간단한 입당식으로 이를 기념한다. 이날 축성된 성지는 1년 동안 잘 보관하였다가 다음해에 태워서 재의 수요일 예절에 사용 한다 기쁨과 슬픔, 영광과 모욕이 엇갈린 이날의 전례는 부활이란 고통과 직결되어 있다는 그리스도인의 본래의 진리를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성목요일

●성유축성미사

이날 오전에는 주교와 사제들의 공동 집전으로 주교좌성당에서 성유축성미사를 거행 한다. 이때 축성되는 성유는 세례, 견진, 신품, 병자성사 때 사용되며 사제들은 이날 약속 갱신식을 함으로써 사랑과 봉사를 다짐하며 교구 일치를 증거 한다.

●주의 만찬 미사

예수께서 수난 전에 제자들과 나누신 마지막 저녁식사로서 사랑의 성체성사를 기념하는 미사 이다. 사목상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곳에서는 세족례(洗足禮)가 거행된다. 이것은 예수께서 애덕과 겸손을 가르치기 위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일(요한 13,1-17)을 기념하는 것으로 1956년 이래 미사 중에 삽입되었다. 영성체 후 에는 성체를 다른 곳에 모시며 본 제대를 벗긴다. 이때 성체를 모신 감실은 무덤이 아니며 곁에서 보다 깊이 묵상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신자들은 성금요일 전례 전까지 성체조배를 한다.

성금요일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 죽으신 신비를 더욱 깊이 새기기 위해 십자가 경배와 단식, 금육을 한다. 그리고 이날은 교회에서 성사를 집전하지 않고 다만 오후 3시경에 주의 수난 예식을 행한다. 이 예식은 말씀의 전례부터 시작하며 독서와 주의 수난 복음을 통해 고통당하시는 예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복음 후 드리는 장엄기도(신자들의 기도)는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께 드리는 예수님과 그의 몸인 교회의 기도이다.

성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 때까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무덤에 묻히심을 기억하며 제단은 벗겨진 채 미사도 드리지 않는다. 이날 전례는 모두 밤에 거행된다(예수 부활 대축일-부활 성야 미사) 이스라엘 백성들이 첫 빠스카를 지내던 밤(출애 12,42)을 생각하며 교회는 초세기 부터 이 밤을 깨어 기념했었다. 특히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부활초 축성과 성세수 축성은 신자들로 하여금 세례 때 받은 신앙을 새롭게 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이웃에게 전해야 할 사명을 일깨워준다.

부활절은 교회 전례의 절정이며 극치로서 예수께서 수난과 죽음으로 이룩하시고 부활로써 완성한신 구원사업을 기념하는 축제 기간으로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50일 동안이다.

부활시기

●예수 부활과 빠스카

초기교회는 유대인들의 빠스카 축제와 예수의 부활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며 기억해왔다. 예수께서는 스스로 당신의 죽음이 빠스카의 어린양의 죽음과 같음을 보여주셨고, 구약을 완성하고 있음을 선언하셨다. 유대인들이 빠스카의 사건을 통하여 자유와 해방을 맛보며 구원 되었듯이, 새로운 백성,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그리고 그 죽음에 동참한다는 표지인 세례성사를 통하여 구원을 맛보는 것이다. 어둠에서 빛으로, 죄에서 은총으로, 억압에서 자유와 해방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지는 사건이 바로 빠스카-부활의 사건인 것이다

●빠스카-부활 축제

빠스카는 유대민족에 있어서 핵심적 축제이다. 유대인들은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된 것을 기억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빠스카는 과월절(過越節)이라는 뜻으로 '건너가다' '지나가다'라는 동사에서 연유된 것이다. 유대인들은 제사로 바친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름으로 죽지 않고 구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유대인들은 이집트 노예에서의 해방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였으며, 이 체험을 생생하게 기리기 위하여 이 축제를 성대하게 지낸 것이다

예수승천 대축일

루가 복음사가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다가 40일 후에 하늘로 오르셨다고 사도행전에서 증언 하고 있으며 구원의 사건에서 시간이 갖는 중요성과 상징성을 깊이 인식했다. 첫째는 구원의 결정적 시간으로 매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지금' '이제'를 강조하는 것이며, 둘째는 구원의 긴 역사로 구원의 단계적 과정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메시아를 기다리며 약속의 실현을 고대했던 구약의 역사를 그리스도인들은 깊이 묵상했다. 노아홍수의 40년, 출애굽의 ·40년 하느님과 시나이 산에서 대화를 나누며 지낸 모세의 40일, 엘리야 예언자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걸어야 했던 40일 여정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복음사가들은 예수의 광야 유혹 40일을 언급하며 루가 복음사가는 특히 부활 후 40일간을 예수의 지상 삶의 완결시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시간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는 상징적 교훈이다. 구원이 실현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구체적 과정과 단계, 그리고 분명한 시간의 인식 속에 사람들은 무엇을 다짐하게 된다. 그러나 루가 복음사가는 이러한 시간을 뛰어넘어 그리스도가 언제 다시 오실지, 즉 종말시간은 아무도 모른다고 선언하고 있다. 매 순간 순간이 바로 종말의 시간이며 종말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부활이 만남을 통한 사랑의 확인이라면 승천은 이별을 통한 사랑의 재다짐이다 따라서 교회의 오랜 전통은 부활 후 40일이 되는 날을 예수 승천 대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우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로 부활 제7주일에 이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성령 강림 대축일

예수 부활 대축일로부터 만 7주간이 되는 50일째를 우리는 성령 강림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이 축일의 신약적 기원은 이날의 제1독서 사도행전 2장 1절에 기인하고 있다. 오순절은 구약시대에 유대인들이 중요하게 기념했던 과월절, 초막절과 함께 3대축일로 손꼽히고 있다. 오순절은 칠주제(七週祭)라고도 불리웠고 이날 첫 곡식을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치곤 했다. 특히 이 오순절은 시나이 계약과 긴밀히 연결되고 있는데 이집트 탈출 50일째 되는 날에(출애 19,1-16) 시나이 산에서 모세가 하느님께로부터 십계명을 받아 하느님과 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이다.

모세가 십계명을 가지고 온 것은 곧 예수께서 주신 약속의 선물, 즉 성령, 사랑의 새 법과 상통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이해할 수 있고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 받은 새로운 계명의 의미를 보다 깊이 알아들을 수 있다.

오순절은 바로 우리 삶의 시작, 우린 삶의 현장이다. 예수를 보지 못해도 확신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의 현장이다 오순절은 곧 천상 예루살렘의 지상 실현을 예시적으로 보여준 종말의 의미를 지닌 사건이기도 하다.

연중시기

주의 공현 대축일 다음날부터 재의 수요일까지와 성령강림 대축일부터 대림절 전까지의 33∼34주간을 말하며, 이 시기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 등 구원의 신비를 다양하게 경축하고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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