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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7월은 나에게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은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은 아무도 모르게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그가 지닌 향기를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설렐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우리의 삶 자체가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 산문집  중에서 (이해인)

시[詩] 2024.11.10

들길을 걸으며 (詩) 나 태주

들길을 걸으며   (詩) 나 태주 1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난 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이제는 내 가슴에 별이 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따뜻한 세상이 됩니다. 2 어제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어제 내 발에 밟힌 풀잎이 오늘 새롭게 일어나 바람에 떨고 있는 걸 나는 봅니다 나도 당신 발에 밟히면서 새로워지는 풀잎이면 합니다 당신 앞에 여리게 떠는 풀잎이면 합니다.

시[詩] 2024.11.10

들꽃의 기도 (허영란 수녀)

들꽃의 기도 (허영란 수녀)나는 꽃다지 이른 봄이 온 들판에 피운 수 많은 꽃 가운데 하나예요. 나는 곷다지라는 내 이름이 맘에 들어요. 꽃다지라고 이름을 지어준 그 누군가에게 정말 감사해요. 지난 겨울 먼 산등성이에서 눈이 녹아내린 물이 나를 적시는 바람에 그만 놀라 기지개를 켜고 부지런히 꽃을 피웠어요. 산길에서 논두렁에서 들판에서 부는 바람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면 사람들이 봄이 왔다고 기뻐했어요. 나는 작고, 소박하게 차려입어서 좋아요. 들판에 누워 드높은 하늘을 우러러볼 수 있는 이 꽃이 맘에 들고요 짖밟히고 쑥 봅히기 쉬운 나의 연약함도 슬프지 않아요. 나를 지우신 하느님의 크심이 나의 반석이니까요. 그저 흔들리거나 가만히 있을 뿐인 나의 작은 찬미를 그분은 늘 기쁘게 받아주세요. 아! 냉이꽃..

시[詩] 2024.11.10

작은 노래 .....이해인

작은 노래... 이해인마음은 고요하게 눈길은 온유하게 생활은 단순하게  날마다 새롭게 다짐을 해 보지만 쉽게 방향을 잃는 내 마음 이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습니다   작은 결심도 실천 못하는 나의 삶이 미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길을 가면   감사의 노래를 멈추지 않으면 하얀 연꽃을 닮은  희망 한 송이 어느날 슬며시 피어 오릅니다. 삶이 다시 예뻐지기 시작합니다 .

시[詩]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