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향기

요셉의 샘 나는 성모님을 보았소.

코람데오 요세비 2018. 12. 15. 10:19

나는 성모님을 보았소. (성실하신 동정녀 꼬미씨움에 올린 글)

벌써 한 두어달 전에 신정연휴에 영암 월출산에 가자고 했다. 그저 생각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고 어느 듯 연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낼모래 몇 시에 출발해?”

“어디 가는 데?”

“월출산 간다고 했잖아.”

“레지오 해야 되.”

그 다음부터는 상상에 맡기는 것이 더 나을 듯싶다. 마치 절망의 낭떠러지를 보는 것 같다.

그 다음 날이면 삭아 들까 했는데.... 도저히 이 사람을 달래주지 않고는 2004년도 희망찬 한 해가 되기는 영 글러 버릴 것 같았다.

 

레지오, 꾸리아가 잘되려면 어절 수 없지....

드디어 연말 아침. 그래 결심 했어.

“여행 준비 하고 나와.”

점심때쯤 가게에 들어오는 모습은 전혀 준비도 없고, 웃음도 없었다. 모든 것을 부단장에게 자료를 전송하고 신신 당부를 해놨다.

 

단장이 된 후 처음 주회에 빠지게 되었다.

오후 3시 “자 출발하지.”

시무룩해 가지고 “어디 가는데?” “월출산 간다고 했잖아.”

“아무 준비도 없이 어딜가?” “아침에 간다고 했잖아.” “미리 애기 해야지.” 말끝이 뒷산 언덕 배기에 다아 있었다.

 

떠나면서도 영 즐거움이라곤 없었다. 나도.

하여튼 영암에 도착 했고, 다음날 늦은 아침 등산을 시작 했다. 음산한 서울 날씨와는 다르게 날씨가 포근했다.

 

대나무 숲을 빠져 올라가니 기암괴석에 그만 앞도 당하고 말았다.

평지 위에 오뚝 솟은 산에다 그 위에 더 우뚝 솟은 바위라.....

자연의 힘. 아니 하느님의 창조가 이런 걸가? 구름다리를 통과 하여 정상을 돌아 하늘 바위로 내려오고 있었다.

 

별 다른 준비가 없어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다리는 천근만근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난다.

그때였다. 계곡을 지나 산 중턱에 성모님이 우리를 지켜보고 계셨다.

나의 기쁨과 환희를 지나가던 사람도 “맞네 꼭 같구만.” 하고 인정했다.

 

“오 성모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하늘과 땅의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는 동그라미라고 누가 말했듯이 처음도 끝도 없는 성모님의 큰사랑을 내 어머니의 사랑으로

 

미루어 능히 알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그 기쁨에 넘치는 영보의 순간에도 온전히 깨달으셨고. 당신이 단지 즐거움의 어머니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라. 동시에 슬픔의 어머니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깨달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어느 경우나 전적으로 받아들이셨고. 예수님의 탄생을 알고 환영 하셨으며.

 

예수님과 함께 행복을 맛보았고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참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성모님께서는 모든 은총의 중재자, 곧 우리의 지극히 고귀한 성혈을 받아서 내주는 영신적 그릇이 되셨습니다.

성모님! 당신의 보다 큰사랑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옹알대는 아기의 소리빛깔도 알아보시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말보다

 

깊은 속을 헤아려 주십시오.

성모님께서는 우리들을 두 팔로 안고 등에 업고, 치맛자락 꼭 잡게 하고 걸으면서도 뒤쳐진 아이를 돌아보며 기다려 주시고

 

불러 주십니다.

그렇듯 성모님! 눈물나는 사랑 그 고마운 두 팔 어깨로 우리들 가정도 끌어안아 주십시오.

 

나 혼자보다는 둘이서, 둘보다는 셋, 넷, 열이 넘는 한 핏줄로 맺어진 모두가 구원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우리의 입과 귀를 열어 주십시오. 자애로운 눈길로 우리가 눈뜨게 하시고 품어 주십시오.

성모님께서는 이웃 사람들을 좋아하시어 대문을 열어 초대하시고, 함께 나누시고 맑은 얼굴 하얀 미소로 이웃에게 다가가듯이.

 

성모님! 당신의 겸손하신 걸음과 부드럽고 빛나는 미소를 머금고, 우리들도 이웃을 향하여 걸어가게 하십시오.

 

모든 행동과 말씨가 서툰 우리들이기에 당신이 맞잡은 두 손 마디마디가 큰 힘이 되며, 혹 뒤돌아봐도 여전히 보고 계시는

 

그 든든한 시선이 더욱 위안이 되오니, 이웃을 향한 힘든 한번의 발걸음을 내 딛도록 도와주십시오.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웃에게 다가설 줄 모르는 우리들을 달래어 주십시오. 성모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당신의 사랑을 우리도 배워서 함께 사는

 

이들과 나누어 가지게 해 주십시오.

 

받는 일에만 익숙해져 버린 이 천고의 이기심에서 벗어나 이제는 주는 일에도 익숙하게 하시어 언제 어디서나 당신 자녀임에

 

긍지를 가지고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도 말씀의 씨를 뿌리게 도와주십시오.

목소리 높이는 자녀를 걱정하면서 스스로의 지식만 믿고 살아가는 일들을 걱정합니다. 아무리 번득이는 지혜를 가지어도

 

성모님의 눈에는 언제나 어린아이로 남아 있는 우리를 깨우치기에 피와 살을 다하듯, 성모님 목숨 걸고 우리를 살리시는

 

그 희생의 고고한 바람으로 교만 가득 찬 우리의 머리 속을 씻어 주십시오. 성모님의 따뜻한 껴안음 속에서 우리는 다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찾을 수 있으니, 성모님! 진실로 원하오니, 지식도 지혜도 모두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지식 풍만한 사람들 모두가 하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는 기쁨에 젖어 들게 해 주십시오. 성모님!

 

가슴 따뜻한 우리의 어머니시여, 우리들도 당신의 가슴을 갖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가슴으로 자란 우리들이 당신의 힘을 믿고

 

두려움 없는 사랑으로 말씀을 전하게 도와주십시오.

사랑이라는 이름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당신 그리운 품안으로 달아드는 이 모든 소망의 기도 어여삐 전하여 주십시오.

 

 

 

 

아..........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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